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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의 내용

규슈 올레와 함께한 부부의 오이타 온천 여행

2016.11.10

  • 투고자 : 현풍
  • 국적 : South Korea
  • 연령 : 40대
  • 성별 :남성

오이타현에는 많은 온천들이 있고 특히 벳푸나 유후인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온천지대이다.
우리 부부는 이미 벳푸나 유후인은 다녀와서 이번에는 규슈 올레 오쿠분고 코스 트레킹을 겸해 오이타 시내의 아타미 온천과 다케타의 하나미즈키 온천을 가기로 했다.
한국에서 보통 오이타현은 후쿠오카 공항을 통해 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는 오이타 공항을 이용하였다.
이동 거리를 고려하면 오이타현 여행에는 후쿠오카 공항보다 오이타 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편리한 것 같다.

오이타역의 모습이다.
오이타시는 오이타현의 현청 소재지로 오이타역을 통해 규슈의 주요 도시들로 이동이 가능하며 시외 버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오이타 공항에서 오이타시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며, 4매 버스티켓을 구매하였더니 할인으로 4,100엔이 소요 되었다.

오이타역에 도착하면 바로 관광안내소가 있는데
거기서 우리는 오이타시의 온천 정보를 얻기 위해 여러 가지 브로셔 등을 수집하였다.
오이타현과 마찬가지로 오이타시에도 많은 온천이 있는데, 시내에만도 30여 곳의 온천 시설이 있다고 한다.

시내에 있는 여러 온천 중에 오이타역에서 가장 가까우면서 유명한 아타미 온천을 찾았다. 알고보니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온천 브로셔 표지에 나오는 사진이 아타미 온천이기도 했다.
가격도 380엔으로 무척 저렴하며, 온천물은 가케유 방식으로 한쪽으로 흘러 나오고 또 한쪽으로 흘러 나간다.
역시 온천물도 부드럽고 매끈매끈하다. 아주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오이타역에는 아뮤플라자라는 큰 쇼핑몰이 있어서 도큐핸즈, 유니클로 등의 매장이 있고 일정금액 이상은 면세로 구입할 수 있다. 쇼핑도 즐기고 온천도 할 수 있는 곳이 아타미 온천이다.

사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온천도 있지만 규슈 올레를 트레킹 해보는 것 이었다.
오이타현에는 3개의 올레 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그 중에 다케타시와 분고오노시에 있는
오쿠분고 코스를 가보기로 하였다.
참고로 '규슈올레'는 제주올레의 자매판으로 규슈의 자연과 온천, 문화를 오감으로 느끼며 걸을 수 있는 트레일이다.
사진은 오쿠분고 코스의 시작점인 JR아사지역 관광안내소의 모습이다.
여기서 부터 오쿠분고 코스가 시작된다.

규슈올레 오쿠분고 코스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JR아사지역을 출발하여 유자쿠공원, 후코지절, 소가와주상절리, 오카산성을 거쳐
JR분고다케타역에 이르는 약 12KM의 코스로, 소요시간은 약 4~5시간이다.
규슈올레를 공동기획한 제주올레 스태프들도 오쿠분고 코스를 풍광이 제일 아름다운 길로
뽑았다고 할 정도로 절경은 물론, 오카산성과 다케타시에 얽힌 역사 이야기들로
스토리가 가득한 추천 코스이다.

오쿠분고 코스는 다케타시에 이르기 전까지 식사를 판매하는 곳이 한 곳도 없을 정도로
한적하고 조용한 전원 마을과 숲길을 지나게 되는데,
마땅히 점심 식사를 할 곳이 없다보니 코스의 시작점인 JR아사지역 관광안내소에서 미리 주문을 하면 주민들이 직접 만든 도시락을 중간지점인 후코지절 주차장 근처로 배달을 해준다.
따로 간식거리를 준비하지 않아도 저렴한 가격으로 일본식 도시락을 맛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시작점을 출발한지 1시간 정도 걸으면 도착하게 되는 후코지절.
입구에 있는 높이 20미터의 암벽에 새겨진 웅장한 마애불의 모습이다.
마애불 옆에는 수 많은 석상들도 볼 수 있고 그리 큰 절은 아니지만 고즈넉한 풍경에 마음이 차분해 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오카산성에서 만난 엄청나게 큰 고목의 뿌리 모습이다.
마치 영화 툼레이더의 촬영지인 캄보디아의 사원이 연상된다.
오카산성은 에도시대의 근세 성곽으로 메이지 시대에 폐성령이 내려지면서 건축물은
볼 수 없지만 돌담의 규모로 웅장했던 당시의 성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드디어 약10KM를 걸어 다케타 성하마을에 도착하였다.
남은 2KM는 성하마을의 역사의 길 구간으로 실제적인 숲길은 여기서 끝나게 된다.
다케타 성하마을은 에도시대 오카번의 번영했던 마을로, 에도시대의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무사(사무라이) 마을을 둘러보는 역사의 길, 다케타 시립 역사 박물관, 다케타가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타키렌타로우 기념관 등을 둘러 볼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중 하나이다.
작은 터널을 지나면 터널 안에서 이 고장 출신인 타키렌타로우의 아름다운 음악이 울려퍼져
아주 잠깐이지만 마음이 풍요로워 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고향 출신 음악가를 기리는 후손들의 사랑스런 마음도 느낄수 있었다.

드디어 규슈올레 오쿠분고 코스의 종착점 JR분고다케타역에 도착하였다.
이 곳에서도 역시 열차가 도착하면 '코우노죠 츠키'라는 곡이 흘러 나온다고 한다.
관광안내소에서 규슈올레 자료들을 얻을 수 있고 완주 스탬프도 찍을 수 있다.

이 곳은 무료 족욕을 할 수 있는 곳이다.
12KM의 여정을 끝내고 쌓인 피로를 족욕을 통해 풀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다케타 온천 하나미즈키를 이용하기 때문에 족욕은 패스 하였다.

규슈올레 오쿠분고 코스의 장점 중 하나는 여정을 끝내고 지친 몸을 탄산천으로 유명한 다케타온천(하나미즈키)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미즈키 온천은 다다미 휴게실, 매점 등이 있고 月섹션탕과 花섹션탕 두가지가 있는데 남녀가 매일 바뀌는 듯 했다.

공용목욕탕의 사진은 찍을 수가 없어서 팜플렛으로 대신한다.
하나미즈키 온천의 특징은 천장이 높아서 전혀 답답하지 않았고, 물 온도도 뜨겁지 않아 좋았다.
전기온천이라는 것을 일본 최초로 제공했다고 적어놔서 들어가 봤는데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훌륭한 온천을 50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어서 이것 때문이라도
오쿠분고 코스를 다시 찾고 싶어졌다.
이렇게 2박3일의 짧았지만 알찬, 규슈올레와 오이타현 온천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아쉬운 귀국을 하였다.


번외편으로 여행 기간 동안 맛 본
오이타현의 향토 음식들을 몇 가지 소개 하고자 한다.
첫번째 사진은 단고지루이다. 한국의 수제비와 약간 비슷한 음식인데
일본 된장(미소) 국물이 구수하게 느껴지는 맛이 일품이었다.

두번째는 세키사바와 세키아지이다.
고등어와 전갱이 회인데
오이타현의 바다는 플랑크톤이 풍부하여
다른 지역에서 잡히는 고등어, 전갱이 보다 크기나 맛에서 월등하다고 한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 이었다.

마지막 음식은 도리텐이다.
밑간을 한 닭고기를 밀가루 반죽을 입혀 튀긴 다음
으깬 겨자를 푼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
치킨 가라아게가 좀 뻑뻑한 맛이라면
도리텐은 부드러운 닭튀김 요리 같았다.


오이타현 향토 음식 소개를 끝으로 여행기를 마치며,
규슈에는 여러 번 다녀 왔지만 갈 때마다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다음 번에는 여러 현들 중 아직 가보지 못한
가고시마와 미야자키 현을 여행할 계획이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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